READS

성이 먼저? 별명이 따로? 베트남·태국 이름 문화

2026-10-01 · 읽는 데 3분

베트남과 태국은 비행기로 한두 시간이면 닿는 가까운 이웃이지만, 이름을 짓고 부르는 방식은 꽤 달라요. 여행 가서 현지인과 통성명할 때 알아두면 괜히 아는 척(?)하기 좋은 이름 이야기를 모아봤어요.

베트남은 성이 맨 앞, 그런데 부를 땐 맨 끝 이름으로

베트남 이름은 보통 '성 - 중간 이름 - 이름' 순서로 구성돼요. 예를 들어 '응우옌 반 남'이라면 응우옌이 성, 반이 중간 이름, 남이 이름이에요.

재미있는 건 부를 때는 성이 아니라 맨 끝에 오는 이름으로 부른다는 점이에요. 한국에서는 '김민수 씨'처럼 성까지 붙여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베트남에서는 성을 빼고 '남'처럼 맨 끝 이름으로 불러요. 처음 보면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에요.

베트남 성 중 가장 흔한 건 '응우옌(Nguyễn)'이에요. 전체 베트남 인구의 약 40%가 이 성을 쓴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압도적으로 많아요. 그래서 베트남에서는 성보다 이름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게 훨씬 실용적이기도 해요.

이름 하나에도 한자 뜻이 담겨 있어요

베트남 이름은 대부분 한자어에서 왔어요. 예를 들어 '민(Minh)'은 밝을 명(明) 자로 밝고 총명하다는 뜻이고, '훙(Hùng)'은 수컷 웅(雄) 자로 씩씩한 영웅을 뜻해요. 여자 이름인 '린(Linh)'은 신령 령(靈) 자를 써서 영롱하고 신비롭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렇게 이름 글자마다 뜻을 담아 짓는 문화라, 베트남 사람에게 이름 뜻을 물어보면 꽤 그럴듯한 대답이 돌아올 때가 많아요.

중간 이름에도 규칙이 숨어 있어요. 흔히 남자에게는 '반(Văn)', 여자에게는 '티(Thị)'라는 중간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아서, 이름 전체만 봐도 성별을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요즘은 이 틀을 따르지 않는 이름도 많아지는 추세예요.

참고로 베트남어는 성조 언어예요. 같은 철자라도 글자 위아래에 붙는 작은 기호(성조 부호)에 따라 발음과 뜻이 완전히 달라져요. 이름을 로마자로만 적으면 이 성조 표시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서,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태국은 '성'이 생긴 지 110여 년밖에 안 됐어요

태국 이름은 베트남과 반대로 '이름 - 성' 순서예요. 서양식과 같은 순서라 오히려 한국인에게는 더 익숙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태국에서 성(姓)이라는 제도 자체는 역사가 길지 않아요. 1913년, 당시 국왕이었던 라마 6세가 성씨법을 공포하기 전까지 태국(시암) 사람들은 성 없이 부모 이름이나 사는 지역으로 자신을 설명했다고 해요. 법이 시행되면서 각 집안은 저마다 새로운 성을 만들어야 했는데, 나라 전체에서 같은 성이 겹치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태국 성은 유독 길고 독특한 경우가 많아요.

진짜로 부르는 이름은 따로 있다, 츠렌(ชื่อเล่น)

태국 이름 문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별명, 태국어로 '츠렌(ชื่อเล่น)'이에요. 직역하면 '노는 이름'이라는 뜻으로, 거의 모든 태국 사람이 공식 이름과는 별도로 어릴 때부터 짧은 별명을 갖고 평생 그 별명으로 불려요.

츠렌은 보통 한두 음절로 짧고, 과일·동물·색깔·영어 단어에서 따온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플로이(Ploy)'는 보석이라는 뜻이고, '부아(Bua)'는 연꽃, '깨우(Kaew)'는 유리나 보석처럼 소중한 것을 뜻해요. '뱅크(Bank)'나 '골프(Golf)'처럼 영어 단어를 그대로 가져온 별명도 흔해요. 공식 이름은 길고 격식 있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생활에서는 가족도 회사 동료도 거의 이 별명으로만 서로를 불러요.

여행 가서 이름 부를 때 매너

태국에서는 공손하게 부를 때 이름(또는 별명) 앞에 '쿤(Khun)'을 붙여요. 쿤은 성별 구분 없이 쓰는 존칭이라 '쿤 OOO' 정도로 부르면 무난해요. 성을 붙여 부르는 일은 거의 없다는 점이 한국과 가장 다른 부분이에요.

베트남에서도 마찬가지로 성보다는 이름으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맞는 호칭(오빠·형뻘에게 '아인(anh)', 언니·누나뻘에게 '찌(chị)' 등)을 앞에 붙여 부르는 게 일반적이에요. 두 나라 모두 성이 아니라 이름 중심으로 호칭이 돌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는 셈이에요.

이름 하나에도 이렇게 다른 역사와 문화가 담겨 있다는 게 신기하죠. 재미로봄의 '여행가면 내 이름은?' 코너에서는 베트남·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현지식 이름을 직접 받아볼 수 있으니, 여행 전에 한 번 구경해 보세요.

바로 해볼까요? 여행 갈 나라와 도시를 고르면 그곳 감성의 현지 이름을 캐릭터 카드로 만들어 줘요. 여행 이름 받기 →
← 읽을거리 목록

광고

광고 영역 (AdSense 승인 후 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