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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을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쓰면? 나라별 이름 표기 이야기

2026-10-15 · 읽는 데 3분

한글 이름을 알파벳으로: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해외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항공권과 숙소 예약에서 이름을 알파벳으로 써야 해요. 이때 바탕이 되는 규칙이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에요.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하는 공식 규정이고, 지금의 방식은 2000년 7월에 고시된 뒤 2014년에 일부 개정되어 쓰이고 있어요. 표기법 제1장 제1항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해요. 쉽게 말해 한글을 표준 발음대로 알파벳 약속에 옮겨 적는 거예요. 영어 발음에 맞추는 게 아니라 정해진 짝을 따르는 방식이라, 'ㅓ'를 eo로 적는 것처럼 처음 보면 낯선 철자도 있어요. 일부만 살펴볼게요.

  • 'ㅓ'는 eo, 'ㅡ'는 eu, 'ㅜ'는 u, 'ㅐ'는 ae, 'ㅢ'는 ui로 적어요.
  • 'ㅈ'은 j, 'ㅊ'은 ch, 'ㅇ' 받침은 ng로 적어요.
  • 'ㄱ, ㄷ, ㅂ'은 모음 앞에서는 g, d, b로, 자음 앞이나 말끝에서는 k, t, p로 적어요.

규칙을 적용하면 이런 식이 돼요. 민수는 Minsu, 서연은 Seoyeon, 하늘은 Haneul, 채원은 Chaewon, 지훈은 Jihun이에요. 'ㅓ'는 'o'나 'u'로 쓰기 쉬워서 '서연'을 'Soyeon'처럼 적기도 하는데, 규정대로라면 'eo'로 적어요.

사람 이름에는 이 표기법에 몇 가지 특별한 규칙이 더 있어요.

  • 성과 이름은 띄어 써요. 성을 먼저, 이름을 뒤에 적는 한국식 순서가 기본이에요.
  •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에요.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쓰는 것도 허용해요. 규정의 보기로 '민용하'를 Min Yongha 또는 Min Yong-ha로 적을 수 있다고 나와 있어요.
  • 이름 안에서 일어나는 소리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아요. 일반 단어는 소리 나는 대로 적어서 '신라'를 Silla('실라'로 소리 나서)로 적지만, 이름은 달라요. 규정의 보기로 '한복남'은 [한봉남]으로 소리 나지만 Han Boknam으로, '홍빛나'는 Hong Bitna로 적어요.

성은 규정보다 '써 온 표기'가 앞서요

성(姓)은 조금 달라요. 표기법에는 "성의 표기는 따로 정한다"는 항목이 있고, 인명은 "그동안 써 온 표기를 쓸 수 있다"는 조항도 있어요. 그래서 성만큼은 오랫동안 써 온 관습이 널리 퍼져 있어요.

소리 적기 원칙을 성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김은 Gim, 이는 I, 박은 Bak, 최는 Choe, 정은 Jeong이 돼요. 하지만 실제로는 Kim, Lee(또는 Yi), Park, Choi, Jung(또는 Jeong)처럼 오랫동안 쓰여 온 표기가 훨씬 흔해요. 같은 한글 성이 여러 가지 알파벳으로 갈리는 이유가 바로 이 관습 때문이에요. 한 가족이어도 서로 다른 철자를 쓰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가족이 함께 여행할 때는 성 철자를 미리 맞춰 두면 편해요.

여권의 영문 이름은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워요

여권에 적히는 영문 이름은 외교부 안내에 따르면 가족관계등록부의 한글 성명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시한 표기 방법에 따라 음절 단위로 알파벳으로 옮긴 것이에요(근거는 여권법 시행규칙). 외교부 여권 안내에서는 예시로 '김빛나'를 KIM BITNA로 적어요. 이름은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고, 음절 사이에 붙임표를 넣거나 원하면 띄어 쓰는 것도 허용돼요. 한글 이름의 소리가 외국식 이름과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외국식 표기를 쓸 수 있다는 예외도 있어요. 예를 들어 '김에스더'를 KIM ESTHER로 쓰는 식이에요.

가장 알아 둘 점은 한 번 정하면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거예요. 여권을 다시 발급받을 때도 기존의 영문 이름을 그대로 써야 하고, 바꿀 수 있는 사유는 법령에서 정한 경우로 제한돼요. 외교부 안내의 예시는 'KIM BITNA'처럼 성이 Kim으로 적혀 있어요. 다만 성을 어떻게 적을지는 사람마다 사연이 달라서, 이미 여권이 있다면 거기에 적힌 철자가 기준이에요.

항공권이나 숙소를 예약할 때는 이 여권의 영문 이름과 똑같이 적어야 한다고 안내하는 곳이 일반적이에요. 여권을 만들기 전에 여행을 계획한다면 먼저 여권부터 확인하세요.

일본어에서는 가타카나로

일본어에는 외래어와 외국 이름을 적는 데 쓰는 문자인 가타카나가 있어요. 한국 사람의 이름도 일본에서는 한국어 소리에 가깝게 가타카나로 옮겨 적는 경우가 많아요. 민수는 ミンス(민스), 서연은 ソヨン(소욘), 하늘은 ハヌル(하누루), 지훈은 ジフン(지훈), 채원은 チェウォン(체원)처럼요.

여기서 신기한 점은 소리가 완전히 같지 않다는 거예요. 일본어에는 한국어 받침(ㄱ·ㄴ·ㄹ·ㅁ·ㅂ·ㅇ…)처럼 끝소리를 여러 가지로 가르는 체계가 없고(끝소리는 'ン'이나 작은 'ッ' 정도), 한국어 'ㅓ'에 딱 맞는 소리도 없어요. 예사소리·거센소리·된소리를 세 갈래로 가르는 체계도 없고요. 그래서 '서'를 ソ(소)처럼 가장 가까운 소리로 옮기게 돼요. 반대로 일본 사람이 한국어 이름을 부를 때도 우리가 듣기엔 조금 달리 들릴 수 있어요. 어느 한쪽이 틀린 게 아니라 두 언어의 소리 체계가 다른 탓이에요.

한자 이름이 있다면 일본에서는 그 한자를 쓰고, 읽는 법을 가타카나로 옆에 달아 주는 경우도 있어요. 다만 가타카나로 어떻게 옮길지를 하나로 정해 둔 규칙이 있다기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관례에 가까워요. 공식 서류에서는 여권에 적힌 알파벳 표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안전해요. 일본 사람들이 자기 이름을 어떻게 짓고 읽는지는 일본 이름 이야기에서 다뤘어요.

중국어에서는 한자를 중국어 발음으로

한국 사람의 이름이 한자로 지어졌다면, 중국어권에서는 그 한자를 중국어 발음으로 읽어요. 한국에서는 '김'이라고 읽는 金이 중국어에서는 Jīn(진), '이'라고 읽는 李는 Lǐ(리), 朴은 Piáo(피아오)(한국 성씨 朴을 읽을 때 쓰는 발음이에요), 崔는 Cuī(추이)로 읽는 식이에요. 같은 글자인데 소리가 꽤 달라지죠. 이름 두 글자가 民秀라면 Mínxiù(민슈) 정도로 들려요.

중국어는 같은 소리라도 높낮이 변화인 성조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언어예요. 표준 중국어에는 네 가지 성조와 가볍게 읽는 소리가 있고, 알파벳으로 소리를 적는 한어병음에서는 글자 위에 성조 부호를 붙여요. 한자는 중국 본토에서는 획을 간단히 한 간체자(예: 鄭이 郑으로)로, 대만이나 홍콩에서는 전통 글자인 번체자로 쓰는 경우가 많아요. 한자가 없는 순우리말 이름은 소리가 비슷한 한자를 골라 옮기는 방법 등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한자를 광둥어로 읽는데, 이 경우 표준 중국어와도 소리가 많이 달라요. 재미로봄의 '여행 이름' 데이터에서도 중국 편은 한어병음 발음을 한국어 소리로 옮겨 표기하고, 홍콩·마카오 편은 광둥어 발음의 이름을 따로 소개해요.

영어권에서는 이름이 먼저예요

한국과 영어권은 이름 순서가 반대예요. 한국은 성-이름 순서이고, 영어권은 이름(given name)이 먼저 오고 성(family name)이 뒤에 와요. 그래서 'KIM BITNA'처럼 여권에 적힌 이름을 영어권 서류에서 그대로 옮기면 성과 이름이 뒤바뀐 것처럼 읽힐 수 있어요. 여권에는 성과 이름을 적는 칸이 따로 있으니, 서식에서 칸을 헷갈리지 않는 것이 중요해요.

이름과 별개로 영어 이름(닉네임)을 따로 쓰는 문화도 있어요. 이건 공식 이름을 바꾸는 게 아니라 부르기 편한 이름을 하나 더 만드는 거예요. 영어권에서 알렉산더를 알렉스로 부르는 식의 애칭이 어떻게 생기는지는 영어 이름과 애칭 이야기에서 소개했어요. 베트남과 태국처럼 성이 맨 앞에 오거나 별명을 따로 쓰는 나라의 이야기는 베트남·태국 이름 문화에서 볼 수 있어요.

재미로봄 '여행 이름'은 번역이 아니에요

여기까지 읽으면 이런 궁금증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럼 재미로봄 여행 이름은 내 이름을 일본어나 중국어로 바꿔 주는 건가요?" 답은 아니요예요.

이 기능은 내 이름을 번역하거나 소리를 옮기는 게 아니라, 그 나라에서 실제로 쓰이는 이름을 기준으로 모은 후보 가운데 내가 고른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름을 추천해 주는 놀이예요. 입력하는 닉네임은 이름을 바꾸는 재료가 아니라 카드에 적히는 별명이자, 이름을 뽑는 계산에 들어가는 값의 일부로 쓰여요. 25개 나라마다 이름 후보가 준비되어 있고(모두 720개, 83개 도시 페이지에서도 나라별 후보를 함께 써요), 이름마다 현지 표기와 한국어 발음, 알파벳 표기, 뜻이 함께 보여요. 일본 편의 陽翔(하루토)처럼요. 이름이 어떻게 뽑히는지는 여행 이름 카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에 자세히 정리했어요.

그러니 여행지에서 쓸 '진짜' 영문 표기나 서류용 이름은 여권을 기준으로 삼고, 여행 이름은 현지 분위기를 즐기는 재미 삼아 써 보세요. 여행지에서 바로 쓸 인사말과 발음 팁이 궁금하다면 여행 가서 꼭 쓰는 현지 인사말도 함께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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